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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섭다는 걸 깨달은 사람은 매사에 조심하지. 조심성은 대개 인격을 떨어뜨리게 되네. 세상의 다른 조심스런 사람을 보게. 세상을 뚫고 나가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세. 친구로 삼겠는가? 큰일을 맡기겠는가? 이해관계 이상의 무엇을 바라겠는가?
세상을 무서워해선 안 되네. 태어난 세상이 무서워서야 살아있는 것 자체가 괴로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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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이곳저곳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불행이나 불쾌감이 있습니다. 생각건대 나와 같은 경우에 놓인 사람이라면 모두 이 불행과 불쾌감을 느낄 것입니다. 그렇다고 나는 이 불쾌감 때문에 나를 과오 또는 죄악에서 생겨난 사람이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기에, 이 불쾌감과 불행의 원인을 사회의 죄악자로 인정해 이것들을 없애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저 나를 위해서 없애려 노력하는 것은 아닙니다. 천하를 위해, 천자님을 위해, 사회 일반을 위해 없애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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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일세. 우리는 어떡하든 말이 되고 싶어하지만, 소는 웬만해선 될 수 없네. 나같이 늙고 교활한 사람이라도, 소와 말이 교미하여 잉태한 아이 정도일 걸세.
서둘러서는 안되네. 머리를 너무 써서는 안되네. 참을성이 있어야 하네. 세상은 참을성 앞에 머리를 숙인다는 것을 알고 있나? 불꽃은 순간의 기억밖에 주지 않네. 힘차게, 죽을 때까지 밀고 가는 걸세. 그것뿐일세. 결코 상대를 만들어 밀면 안 되네. 상대는 계속해서 나타나게 마련일세. 그리고 우리를 고민하게 한다네. 소는 초연하게 밀고 가네. 무엇을 미느냐고 묻는다면 말해주지. 인간을 미는 것일세. 문사를 미는 것이 아닐세.